우리는 흔히 회복 탄력성이 강한 사람을 “원래 긍정적인 사람”, “멘털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회복 탄력성은 시련이 없는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회복 탄력성이란 힘든 일을 겪고도 다시 제자리로,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단단한 상태로 돌아오는 힘에 가깝다.
딱딱한 유리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지지만, 유연한 고무공은 바닥에 부딪힌 뒤 오히려 더 높이 튀어 오른다.
우리 마음이 지향해야 할 모습도 유리가 아니라 고무공에 가깝다.
이 글에서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회복 탄력성의 핵심 요소와 이를 일상에서 키울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함께 살펴본다.

1. 회복 탄력성이란 무엇인가
회복 탄력성(Resilience)은 스트레스나 실패, 상실과 같은 부정적인 사건을 겪은 뒤 심리적 균형을 회복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중요한 점은, 회복 탄력성이 고통을 느끼지 않거나 감정을 억누르는 힘이 아니라는 것이다.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도 슬퍼하고, 좌절하고, 흔들린다. 다만 그 감정 속에 영원히 머무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심리학자들은 회복 탄력성을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훈련 가능한 심리적 근육으로 본다.
2. 회복 탄력성을 이루는 3가지 핵심 요소
회복 탄력성 연구로 잘 알려진 심리학자들은 이 능력이 다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설명한다.
① 자기 조절 능력
자기 조절 능력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절하는 힘이다.
앞서 살펴본 ‘감정 명명하기’처럼 지금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름 붙이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강도는 실제로 낮아진다.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거리를 유지하는 힘이 자기 조절 능력이다.
② 대인관계 능력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혼자서 모든 것을 버텨내지 않는다.
힘든 순간에 도움을 요청하고,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 역시 중요한 요소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지지망(Social Support)’이라고 부르며, 스트레스 회복에 강력한 보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③ 긍정성
여기서 말하는 긍정성은 무작정 낙관적으로 생각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하려는 태도, 그리고 “이 경험이 나에게 무엇을 남겼을까”를 질문하는 힘이다.
이 태도는 시련을 파괴가 아닌 성장의 재료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3. 시련을 성장으로 바꾸는 ‘외상 후 성장(PTG)’
심리학에서는 큰 상처 이후에 나타나는 반응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
-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시련 이후 무너지는 상태
- PTG(외상 후 성장, Post-Traumatic Growth): 시련을 겪은 뒤 오히려 더 깊은 통찰과 성장을 경험하는 상태
PTG는 고통이 없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고통을 의미 있게 해석하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회복 탄력성은 바로 이 외상 후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
4.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감사 기록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방법 중 가장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실천법은 ‘감사 기록’이다.
하루에 거창한 사건을 적을 필요는 없다.
오늘 아이가 웃어준 순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신 시간,
무사히 하루를 마쳤다는 사실처럼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이면 충분하다.
최근에는 이런 기록을 남겼다. 이번 주에도 아이가 힘들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언어 수업을 위해 센터까지 끝까지 다녀주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어른인 나 역시 왕복 이동에 피로를 느끼는 만큼, 아이가 보여주는 꾸준함이 더욱 고맙게 다가왔다.
이처럼 사소한 감사의 기록은 뇌의 주의를 결핍이나 위협이 아닌, 안정과 회복의 방향으로 이동시킨다.
뇌과학에서는 이를 ‘뇌 가소성(Neuroplasticity)’의 변화로 설명한다. 작은 감사의 반복이 회복 탄력성이라는 마음의 근육을 서서히 단단하게 만든다.
맺으며: 시련은 마음의 한계를 알려주는 신호다
회복 탄력성은 강해지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아니라,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힘에 가깝다.
오늘 당신의 하루가 버거웠다면 이렇게 한 번 질문해 보자.
“나는 이 상황 앞에서, 어떤 태도를 선택하고 있는가?”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회복 탄력성은 이미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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