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관계 속에서 쉽게 흔들린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 하루의 기분이 달라지고, 상대의 반응을 곱씹느라 잠들기 어려운 밤도 있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듯 행동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여러 번 대화를 반복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상태를 ‘내가 예민해서’, ‘자존감이 낮아서’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아들러 심리학은 관계에서의 고통을 전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 1문제는 성격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넘지 않아야 할 경계를 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글은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 개념인 ‘과제의 분리’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자존감이 흔들리는 이유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마음의 자유를 회복하는 방법을 정리한 글이다.

1. 왜 인간관계는 늘 우리를 지치게 할까
아들러는 “인간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라고 말했다.
관계가 주는 기쁨만큼이나, 관계는 불안과 긴장을 동반한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자주 이런 질문을 한다.
-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 이 말이 기분 나쁘게 들리지는 않았을까
- 혹시 내가 부족해 보이진 않았을까
이 질문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나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영역에 계속해서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고 있는 상태’라고 본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관계의 피로가 시작된다.
2.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 과제의 분리
과제의 분리란, 어떤 상황에서 그것이 누구의 책임이고, 누구의 선택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보자.
- 내가 친절하게 말하는 것 → 나의 과제
-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할지 말지 → 그 사람의 과제
우리는 이 두 가지를 쉽게 뒤섞는다.
친절하게 행동했으니 상대도 나를 좋게 봐야 한다고 기대하거나, 상대의 차가운 반응을 보며 ‘내가 뭔가 잘못했나’라고 자책한다.
하지만 아들러는 분명하게 말한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며, 그 영역까지 책임지려 할 때 우리는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미움받을 용기란, 무례해지거나 관계를 끊어내는 태도가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타인의 과제를 내려놓을 용기에 가깝다.
3. 자존감은 ‘인정받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을 ‘타인에게 인정받는 느낌’과 연결한다.
칭찬을 들으면 괜찮아지고, 부정적인 반응을 마주하면 쉽게 무너진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정 욕구’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인정 욕구가 강할수록,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종속되기 쉽다.
예전에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봉사활동 모임에서 다른 엄마들과 의견이 달랐던 적이 있다.
의견을 말할 수는 있었지만, ‘다수의 의견’이라는 이유 앞에서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따르게 되었다.
그 선택이 반복되면서, 그 모임을 오래 지속하는 것이 점점 부담으로 느껴졌다.
아들러는 이렇게 말한다.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는 순간, 우리는 나의 인생이 아닌 타인의 인생을 살게 된다.”
자존감은 타인의 반응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선택한 태도와 행동을 스스로 수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안정된다.
4. ‘미움받을 용기’가 주는 심리적 자유
아들러는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모든 관계를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타인의 평가를 완전히 통제하려는 시도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관계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다는 의미다.
과제를 분리하면 이런 변화가 생긴다.
- 상대의 반응에 즉각적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 설명해야 할 필요가 줄어든다
- 나의 선택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게 된다
이때 느껴지는 감각은 무책임함이 아니라 가벼움에 가깝다.
관계 속에서 나를 잃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5. 일상에서 실천하는 ‘과제의 분리’ 연습
과제의 분리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연습할 때 힘을 가진다.
다음의 질문을 상황이 생길 때마다 조용히 던져보자.
- 이건 누구의 과제인가?
상대의 감정, 반응, 선택은 정말 내가 책임져야 할 영역인가를 구분해 본다. - 지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말투, 태도, 선택만을 다시 내 영역으로 가져온다. - 타인의 평가 없이도 이 선택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그 선택은 이미 충분하다.
맺으며: 관계 속에서 나를 잃지 않는 연습
미움받을 용기는 관계를 거칠게 만드는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관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건강한 거리감을 허용하는 태도에 가깝다.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으려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나의 삶에 집중할 수 있다.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일은, 누군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구분하는 데서 시작된다.
오늘 누군가의 반응이 마음에 오래 남아 있다면, 조용히 한 번 이렇게 물어보자.
“이것은 누구의 과제였을까?”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관계 속에서의 마음공부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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