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 줄 : 아이의 하루는 평소처럼 흘렀는데, 나는 점수 하나를 오래 붙잡고 있었다.

내일은 아이가 언어발달센터에 가는 날이다. 센터에 가는 일정 자체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미 몇 번이나 반복해 온 일이라, 그 사실만으로 긴장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지난주 학교에서 봤던 국어 시험 점수가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함께 맴돌았다.
서로 직접 연결된 일은 아닌데, 나는 자꾸 이 두 가지를 나란히 떠올리고 있었다.
관찰 1) 점수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던 하루
55점이라는 숫자는 다시 들춰보지 않아도 계속 생각났다. 아이는 평소처럼 말하고 웃고 지냈는데,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괜히 점수를 한 번 더 떠올렸다.
아이의 말 한마디, 반응 하나에 내 시선이 먼저 달려가 괜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관찰 2) ‘향상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
언어능력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은 분명한 근거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마음속에서 생겨난 느낌에 가까웠다.
센터에 다니고 있고, 집에서도 책을 읽어주고 있지만 ‘이 정도로 충분한 걸까’라는 생각이 오늘은 자주 떠올랐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보다 말로 붙잡히지 않는 감정이 하루의 끝까지 남아 있었다.
관찰 3) 오늘 남은 것
센터에 간다는 사실은 하루의 감정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다. 익숙한 일정은 늘 그렇듯 조용했다.
다만 오늘 하루가 끝날 즈음, 머릿속에 남아 있던 건 센터가 아니라 시험 점수였다.
아이의 상태보다 그 숫자를 바라보던 내 마음이 더 또렷했던 하루였다.
정리
오늘은 어떤 결론을 내릴 필요도 없다.
아이의 변화보다, 그 변화를 기다리는 내 마음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만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오늘의 관찰 요약
- 오늘은 센터에 가는 일정이 특별하지 않은 날이었다.
- 그보다 시험 점수 하나가 하루의 틈마다 자꾸 떠올랐다.
- 아이보다 먼저 앞서간 건,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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