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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노트

아무 설명 없이 건네준 고양이 컵

오늘의 한 줄 :  아이는 설명하지 않았고, 대신 기쁨이 먼저 얼굴로 나왔다.

아무 설명 없이 건네준 고양이 컵

 

어제 아이가 컵 하나를 들고 집에 들어왔다. 종이 상자에 담긴 컵은 조심스럽게 꺼내져 식탁 위에 놓였다.
아이는 그 컵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얼굴이 평소보다 조금 더 붉어져 있었고, 눈은 괜히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다.
설명은 없었지만, 그 표정만으로도 이 컵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관찰 1) 설명보다 먼저 도착한 표정

아이는 컵을 건네주면서 “이건 뭐야”라는 질문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설명하려는 기색도 없었다.

그저 컵을 내밀었고, 그 순간 아이의 얼굴에는 기쁨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말로 풀어내기 전의 감정이 이미 몸 밖으로 나와 잠시 머물고 있는 상태처럼 느껴졌다.

 

관찰 2) 아이가 선택한 고양이

컵에는 고양이가 그려져 있었다. 검은 선으로만 표현된 고양이는 몸 전체가 붕대처럼 감겨 있는 모양이었고, 발아래에는 작은 형태들이 조용히 모여 있었다. 색은 많지 않았고, 선은 반복되었으며, 복잡한 설명 없이도 하나의 형태로 완성되어 있었다.

 

아이는 이 그림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어쩐지 이 고양이는 아이를 대신해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관찰 3) 말하지 않아도 충분했던 순간

컵 안쪽은 노란색이었다. 겉은 차분했지만, 안쪽은 밝았다. 아이는 이 대비에 대해서도 굳이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말로 풀어내기보다는 “알아봐 주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이 순간만큼은 아이에게 말을 더 묻지 않아도 된다고 느꼈다. 이미 충분히 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리

아이는 컵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컵을 건네주던 얼굴은 이미 모든 설명을 끝낸 상태처럼 보였다.

말보다 먼저 나온 기쁨이 있었고, 그 기쁨을 가만히 받아보는 것이 아이의 설명보다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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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관찰 요약

  • 아이는 컵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지만, 표정이 먼저 말을 하고 있었다.
  • 말보다 결과물로 감정을 전하는 순간이 분명히 존재했다.
  • 오늘은 묻지 않아도 되는 관찰을 하나 남겼다.

[덧붙인 생각]

 

아이의 표현은 늘 말로 오지 않는다. 표정이나 행동, 혹은 결과물로 먼저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더 묻기보다, 이미 나와 있던 감정을 지나치지 않고 바라보는 쪽에 마음이 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