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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노트

우연히 본 이야기 하나로 오전 시간을 다 써버린 날

오늘의 한 줄 : 우연히 본 이야기 하나가, 오전의 감정을 다 써버렸다.

우연히 본 이야기 하나로 오전 시간을 다 써버린 날

 

나는 혼자 있을 때 TV를 거의 켜지 않는다.  낮에 혼자 있는 시간에는 소리가 있는 화면보다 조용한 공기가 더 편한 편이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는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한 프로그램에서 멈췄다. 의도한 선택은 아니었고, 그저 화면 속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시선을 붙잡았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가 내 오전 시간을 이렇게 붙잡아 둘 줄은 그때는 몰랐다.

 

관찰 1) 멈춰버린 아이의 시간

화면 속에는 한 아이의 이야기가 나왔다.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낸 지 아직 9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였다.

그 이후 아이는 자기 방에 머물며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도, 바깥생활도 멈춘 채 하루의 대부분을 방 안에서 보냈다고 했다.

 

그 장면이 유난히 슬프게 느껴졌던 건 사건의 크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가 아직 그 시간을 감당하기엔 너무 이른 시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직 9개월’이라는 시간이 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관찰 2) 누군가의 실수가 남긴 시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그 사고가 음주운전이라는 사실이 전해졌다.

누군가의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한 가정의 시간을 이렇게 멈춰 세웠다는 사실이 마음 깊이 내려앉았다.

 

사고 이후의 아이만이 아니라, 남겨진 가족들이 어떻게 하루를 버텨내고 있는지도 함께 전해졌다. 그 순간 나는 분노보다 슬픔이 더 오래 머물렀다. 누군가의 실수로 인해 일상을 되찾지 못한 시간들이 얼마나 무거울지 쉽게 가늠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찰 3) 3년 뒤, 다시 흐르기 시작한 시간

이야기는 그 이후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3년이 지나, 아이는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가족도 다시 웃을 수 있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 장면은 분명 감동적이었고, 아이는 잘 자라서 가족들과 잘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런데도 나는 기쁨보다 먼저 눈물이 났다. 아이의 현재보다, 그 아이가 지나온 시간의 무게가 마음에서 쉽게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찰 4) 감정이 남긴 여파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몸을 움직인 건 없었는데, 마음이 먼저 지친 느낌이었다.

 

오전의 감정이 하루의 에너지를 미리 써버린 것처럼 느껴졌고, 그래서인지 오늘은 노트북 앞에 앉는 시간도 조금 늦어졌다.

 

정리

오늘 오전, 나는 우연히 한 이야기를 보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 아이의 시간과, 가족의 시간과,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의 무게를 함께 느끼게 되었다.

 

오늘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인 오전이었다. 그래서 그 감정이 지나가기 전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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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관찰 요약

  • 엄마를 잃은 지 9개월 된 아이의 시간이 방 안에 멈춰 있었다.
  • 누군가의 실수가 한 가정의 일상을 얼마나 오래 흔드는지 느끼게 됐다.
  • 3년 뒤의 회복은 감동적이었지만, 지나온 시간의 무게가 더 오래 남았다.

[덧붙인 생각]


그 이야기를 보고 나니 아이의 시간을 대하는 내 태도도 잠시 멈춰 보게 되었다.

지금 이 시간이 아이에게 어떤 온도로 남게 될지, 오늘은 괜히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