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 줄 : 몸을 먼저 움직였는데, 마음이 그 뒤를 따라왔다.

오늘은 특별히 한 일이 없는 하루였는데, 마음은 이상하게 가볍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날짜 때문인지, 아니면 요즘 계속 이어지는 생각들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잘 알 수 없었다.
다만 분명했던 건 가만히 앉아 있으면 생각만 더 늘어날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관찰 1) 움직이기 전의 상태
최근 나는 혈압을 관리하려고 집에서 실내자전거를 탄다. 하루에 10km 이상을 달리는 날도 적지 않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머릿속이 조금 복잡했다.
어제 먹었던 칼로리 높은 음식, 다시 올라간 혈압 수치, 몇 년 사이에 붙어버린 뱃살까지.
몸보다 생각이 먼저 앞서가고 있었다.
관찰 2) 페달을 밟는 동안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숨이 먼저 가빠졌고, 그다음에야 생각이 느려졌다.
숫자를 관리하려고 시작한 운동이었지만, 이 시간만큼은 혈압 수치보다 내가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감각이 더 또렷했다.
땀이 조금 나고 나서야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들이 하나씩 자리를 비워주기 시작했다.
관찰 3) 멈춘 뒤의 변화
운동을 끝내고 나니 마음이 갑자기 좋아졌다기보다는,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오늘 하루를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여유는 생긴 느낌이었다.
몸을 움직여서 에너지를 태웠다기보다, 마음이 먼저 진정할 틈을 얻은 것 같았다.
불현듯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사실이 다시 떠올랐다.
아이는 오늘을 파티처럼 기다리고 있었을 텐데, 지금부터라도 조금은 근사한 저녁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급하게 스쳤다.
미리 예약해 둔 크리스마스 케이크 말고는 준비해 둔 것이 없어 마음이 갑자기 바빠졌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거실을 조금이라도 성탄절 분위기를 내야 하는 것도,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 있는 음식을 내는 것도 엄마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다시 현실의 엄마로 돌아와 있었다.
정리
오늘의 운동은 혈압을 낮추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음을 붙잡아 두기 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이 반드시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보다 더 흔들리지 않게 붙들어 주는 힘은 생긴다.
오늘은 그렇게 몸이 먼저 움직였고, 마음이 그 뒤를 따라온 하루였다.
오늘의 관찰 요약
- 운동 전에는 생각이 먼저 앞서가 있었다.
- 페달을 밟는 동안, 숫자보다 감각이 또렷해졌다.
- 몸을 움직이자 마음이 먼저 가라앉았다.
[덧붙인 생각]
몸을 관리한다는 건 완벽한 수치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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