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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노트

아무 일 없는 얼굴로 하루를 마친 날 오늘의 한 줄 : 괜찮은 척 하루를 보냈지만, 마음은 조용히 닫혀 있었다. 오늘은 아이 문제로 남편이 나에게 불만을 표현한 날이었다.이야기는 아이를 충분히 케어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말로 시작됐지만, 듣고 있는 동안에는 점점 나에 대한 평가처럼 느껴졌다. 아이 공부를 너무 안 시키는 것 아니냐는 말, 벌써 포기한 건 아니냐는 질문까지 이어졌다.말의 형태는 질문이었지만, 그 안에는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말을 다 받아들이지도, 그렇다고 바로 반박하지도 못했다. 관찰 1)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얼굴대화를 마친 뒤에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크게 말다툼을 한 것도 아니었고, 목소리를 높인 사람도 없었다.하지만 내 얼굴은 분명 조금 굳어 있었고, 말수는 줄어들었고, 남편과 자연.. 더보기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했던 크리스마스 오늘의 한 줄 : 멀리 가지 않았는데, 하루는 충분히 멀리 다녀온 기분이었다. 오늘은 가족 모두 집 앞에 있는 대학교 안에 마련된 씽씽 눈썰매장에 다녀왔다. 크리스마스라서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저 집 근처에서 잠깐 바람이나 쐬자는 마음에 나섰을 뿐이었다. 관찰 1) 출발점에서의 두근거림90미터 슬로프 꼭대기 위, 타이어에 앉아 출발을 기다렸다. 나는 중간쯤 되는 위치였고, 생각보다 경사는 가팔라 보였다.출발 신호가 나자 타이어는 빠르게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내려오는 동안 타이어가 빙글 돌며 앞사람과 부딪히기도 했다.끝 지점의 벽에 닿았을 때야 멈췄다. 아이도 괜찮은 척하며 내려왔지만, 사실은 조금 무서웠다고 나중에 말해주었다.두 번째로 탈 때는 “이제 적응된 것 같아”라고 했다. 짧은 시.. 더보기
몸을 움직이면 마음이 먼저 가라앉는 날 오늘의 한 줄 : 몸을 먼저 움직였는데, 마음이 그 뒤를 따라왔다. 오늘은 특별히 한 일이 없는 하루였는데, 마음은 이상하게 가볍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날짜 때문인지, 아니면 요즘 계속 이어지는 생각들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잘 알 수 없었다.다만 분명했던 건 가만히 앉아 있으면 생각만 더 늘어날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관찰 1) 움직이기 전의 상태최근 나는 혈압을 관리하려고 집에서 실내자전거를 탄다. 하루에 10km 이상을 달리는 날도 적지 않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머릿속이 조금 복잡했다.어제 먹었던 칼로리 높은 음식, 다시 올라간 혈압 수치, 몇 년 사이에 붙어버린 뱃살까지.몸보다 생각이 먼저 앞서가고 있었다. 관찰 2) 페달을 밟는 동안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숨이 먼저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