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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노트

뽑기 운 없는 날에 생긴 기다림 오늘의 한 줄 : 필요한 물건이 제때 작동하지 않는 날은, 하루의 리듬도 함께 멈춘다. 며칠 전 쿠팡에서 가습기를 하나 주문했다.계절이 바뀌고 공기가 건조해져서, 더 미루지 않고 바로 써야겠다는 마음이었다.로켓배송으로 도착한 상자를 열 때까지만 해도, 그날 안에 해결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습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하라는 대로 세팅한 후 전원을 켜고 버튼을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몇 번을 다시 확인했지만 상황은 같았다.관찰 1) 첫 번째 교환고객센터에 연락했고, 교환이 진행됐다.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다음에 오는 제품은 당연히 작동할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다음 날, 교환 상품은 바로 회수되었고 새 가습기가 도착했다.이번에는 .. 더보기
경춘선 숲길 끝에서, 아이가 먼저 자리를 찾은 날 오늘의 한 줄 : 추운 오후였지만, 아이와 함께한 시간은 오래 따뜻했다. 어제는 아이와 함께 경춘station 도서관에 다녀왔다.경춘선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작은 도서관이다.날은 꽤 추웠고, 일부러 나서지 않았다면 집에 머물렀을 법한 오후였다. 숲길을 걷는 동안 아이는 앞서기도, 멈추기도 했다.낙엽을 밟아 소리를 내보고, 공원 한쪽에 놓인 운동기구에 올라가 몸을 움직였다. 숲길 사이에 깔린 철도길 선로 위를 걷고 싶어 아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중심을 잡으며 천천히 나아갔다. 추위를 피하려고 도서관에 들어갔고, 추운 숲길을 그렇게 걷는 시간 동안 몸보다 마음이 먼저 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관찰 1) 도서관에 들어가기 전의 아이도서관에 들어가기 전, 아이는 이미 충분히 움직인 상태였다.그래서인지 .. 더보기
아무도 부탁하지 않았는데, 나는 잡채를 만들고 있었다 오늘의 한 줄 : 아무도 원하지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하루를 만들고 있었다. 오늘 아무도 잡채를 해달라고 하지 않았다.냉장고에 남아 있던 채소들을 꺼내 놓고, 당면을 불리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요리는 늘 그렇듯, 요청 없이 시작된다. 잡채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가끔 이렇게 혼자 재료들을 손질한다.가족을 위한 식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가 익숙해하는 리듬에 더 가깝다. 당면이 투명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채소를 하나씩 볶아내는 순서, 양념을 너무 세지 않게 맞추는 손의 감각.이 과정에서는 서두르지 않는 내가 있다. 나는 이 채소들이 볶아지면서 내는 향들이 좋다. 관찰 1) 부탁받지 않은 메뉴 이상하게도 잡채는 “오늘 뭐 먹고 싶어?”라는 질문과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 .. 더보기